“400g 인스턴트 커피 한 병이 54달러?”
- WeeklyKorea
- 1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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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 커피값, 왜 이렇게 올랐나

슈퍼마켓에서 판매되는 인스턴트 커피 가격이 한 병에 50달러를 넘어서는 사례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최근의 가격 급등이 단순한 소매업체의 가격 인상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커피 공급 부족과 기후 문제, 연료비 상승, 뉴질랜드 달러 약세 등이 겹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최근 New World는 Moccona Classic Medium Roast 400g 제품을 53.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Woolworths에서는 할인 가격으로 42.99달러에 판매되고 있지만, 할인 전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이다.

400g 한 병 가격이 53.99달러라는 것은 단순 계산으로 100g당 약 13.50달러에 해당한다. 매일 마시는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지는 인스턴트 커피조차 이제는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야 하는 품목이 된 셈이다.
커피값 급등의 시작은 세계적인 공급 부족
전문가들은 최근 커피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세계 주요 생산국의 공급 문제를 꼽고 있다.
Westpa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사티시 란초드(Satish Ranchhod)는 세계 커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베트남과 브라질 등 주요 커피 생산 지역의 악천후가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브라질과 베트남은 세계 커피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생산국이다. 이들 지역에서 가뭄이나 폭우, 이상기후 등이 발생하면 생산량이 줄어들고 국제 시장의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연료비 상승도 커피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커피는 생산지에서 수확된 뒤 가공과 포장, 해상운송, 유통 과정을 거쳐 뉴질랜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따라서 국제 유가와 운송비가 오르면 최종 판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커피 국제가격, 4년 동안 거의 두 배”
B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크 존스(Mike Jones) 역시 최근 직접 인스턴트 커피를 사러 갔다가 가격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의 가격 급등이 악천후 등에 따른 전형적인 글로벌 공급 충격(global supply shock)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제 커피 가격은 원래 변동성이 큰 편이지만, 지난 약 4년 동안 전체적으로 거의 두 배 수준까지 상승했다는 것이다.
뉴질랜드 소비자들이 국제 커피 가격 상승분을 모두 그대로 부담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까지 이어진 뉴질랜드 달러 약세 역시 수입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뉴질랜드는 커피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서 원두와 커피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뉴질랜드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같은 양의 해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더 많은 뉴질랜드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결국 국제 커피 가격 상승에 환율까지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소비자 가격이 더 올라갈 수 있는 구조다.
평균 가격도 꾸준히 상승
Stats NZ 자료에서도 인스턴트 커피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 흐름이 확인된다.

2019년 7월 인스턴트 커피 100g의 평균 가격은 6.25달러였다.
하지만 올해 7월에는 평균 가격이 8.02달러까지 상승했다.
한때 2020년 말에는 평균 가격이 5.40달러까지 내려갔지만,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현재는 2019년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물론 53.99달러짜리 400g 제품의 가격은 특정 브랜드와 용량, 매장의 정가에 따른 것으로 전체 시장의 평균 가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유명 브랜드 제품의 가격이 50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 자체가 최근 뉴질랜드의 높은 생활비 부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커피 한 병이 일주일 급여의 상당 부분”
온라인에서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Reddit 이용자는 과거 주당 약 850달러를 받으며 풀타임으로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거의 50달러에 달하는 커피 가격이 자신의 주급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커피뿐 아니라 우유, 닭고기, 샤워용품, 시리얼, 빵 등 기본적인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함께 구입하면 며칠 생활하기 위한 장보기 비용만으로도 80~100달러가 들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반응은 커피 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부담은 개별 품목 하나의 가격 상승보다 식료품과 주거비, 전기료, 보험료, 교통비 등 여러 생활비가 동시에 오르는 데서 비롯된다.
커피 한 병 가격이 50달러를 넘었다는 사실이 유독 화제가 되는 것도, 소비자들이 매일의 장보기 과정에서 느끼는 물가 압박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할인 가격을 찾아야 하는 시대
이번 사례는 슈퍼마켓마다 같은 제품의 가격 차이도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New World의 400g Moccona 제품 가격이 53.99달러인 반면, Woolworths에서는 할인 가격으로 42.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판매처와 할인 여부에 따라 10달러 이상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정가만 보고 구매하기보다 슈퍼마켓의 주간 할인 행사나 멤버십 가격, 다른 브랜드의 대체 상품 등을 비교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커피처럼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제품은 할인 기간에 여러 개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커피값, 당분간 쉽게 내려갈까?
문제는 최근 커피 가격 상승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지 확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국제 커피 가격은 날씨와 생산량, 국제 운송비, 연료비, 환율 등에 따라 크게 움직인다.
주요 생산국의 날씨가 개선되고 공급이 정상화되면 가격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과 폭우 등 이상기후가 반복되고, 국제 운송비와 연료비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커피 가격 역시 쉽게 내려가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뉴질랜드 소비자들에게 인스턴트 커피 한 병의 가격은 이제 단순히 ‘커피값’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세계적인 공급 문제와 기후 변화, 국제 유가, 환율 약세가 모두 뉴질랜드 슈퍼마켓 진열대의 가격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 가볍게 타 마시던 인스턴트 커피 한 잔.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커피 한 병이 왜 50달러가 넘는가”라는 질문과 함께, 계속되는 생활비 상승의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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