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10월 추가 인상 가능성 커져

시장의 ‘10월 금리동결’ 전망 흔들려
BNZ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거의 3분의 2”
유가·채권금리 급등에 뉴질랜드달러 약세까지
4분기 물가상승률 4.2% 전망
국제유가와 글로벌 채권금리가 최근 급등하면서 중앙은행(Reserve Bank of New Zealand)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다시 올릴 가능성이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10월에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다시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들이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인 공식현금금리(OCR)를 0.25%포인트 인상해 2.75%로 조정했다.

당시 중앙은행의 발표와 발언은 시장에서 비교적 완화적인, 이른바 ‘비둘기파적(dovish)’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추가 인상보다는 10월 회의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인플레이션 다시 자극
BNZ Economics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융시장 전망이 단기간에 크게 변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한 데 이어 채권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뉴질랜드달러 가치까지 하락하면서 수입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반면 뉴질랜드 경제 자체는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적인 금리 인상을 선택할 여지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장 큰 변수는 국제유가다.
최근 이란과 미국을 둘러싼 충돌이 다시 격화되고 홍해 지역의 원유 수송 차질 우려까지 커지면서 국제유가는 지난주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 상승은 뉴질랜드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뉴질랜드는 석유 생산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 연료가격이 오르고, 이는 운송비와 물류비를 거쳐 각종 상품과 서비스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0월 금리 인상 가능성 거의 3분의 2”
BNZ는 금융시장의 금리 전망이 불과 며칠 사이 크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10월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매우 낮게 반영됐고,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가 추가 인상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BNZ에 따르면 금융시장에서는 10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거의 3분의 2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약 50% 수준으로 올라왔다.
즉, 시장에서는 이제 단순한 ‘10월 동결’보다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앙은행이 예상했던 유가보다 이미 17% 높아
BNZ가 주목한 또 다른 부분은 중앙은행이 최근 통화정책 전망을 만들 당시 사용했던 유가 가정과 실제 시장가격의 차이다.

중앙은행은 9월 통화정책 성명(Monetary Policy Statement)을 작성하면서 두바이산 원유 가격이 9월 분기에 평균 배럴당 미화 83.7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1년 뒤에는 배럴당 78.40달러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 국제유가는 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BNZ는 현재 원유가격이 중앙은행이 다음 분기에 예상했던 수준보다 약 17%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뉴질랜드달러도 중앙은행의 예상보다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은행이 무역가중환율지수(TWI)를 66.9 수준으로 예상했던 반면 현재 수치는 65.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가와 뉴질랜드달러 약세가 동시에 오면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조합은 국제유가 상승과 뉴질랜드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수입 원유 가격 자체가 상승한다.
그런데 뉴질랜드달러 가치까지 떨어지면 같은 양의 원유를 수입하는 데 더 많은 뉴질랜드달러가 필요해진다.
결국 주유소의 연료가격뿐 아니라 해외에서 수입하는 다양한 상품의 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BNZ는 이러한 요인들이 국내 연료가격뿐 아니라 전반적인 수입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4분기 물가상승률 4.2%까지 올라갈 수도
가장 큰 관심사는 결국 물가다.
최근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4분기 소비자물가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BNZ의 분석이다.
BNZ는 현재 상황을 반영할 경우 4분기 연간 물가상승률이 4.2%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중앙은행이 기존에 예상했던 수준보다 0.3%포인트 높은 수치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 중앙은행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멈추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중앙은행의 기본적인 통화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가 물가 안정인 만큼, 국제유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장기간 지속될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것인지가 향후 금리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선거 직전 금리 결정…가계에도 관심사
10월 OCR 결정이 특히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정치 일정과 시점이 매우 가깝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의 다음 OCR 결정은 10월 28일로 예정돼 있으며, 이는 11월 7일 선거를 불과 일주일여 앞둔 시점이다.

만약 중앙은행이 10월 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상한다면 주택담보대출을 가진 가계와 기업의 금융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한다면 중앙은행이 최근의 유가 상승을 일시적인 충격으로 판단하고 기존의 금리 경로를 유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몇 주간 국제유가와 뉴질랜드달러, 국내 물가 지표가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금리 인하 기대’에서 다시 ‘인상 걱정’으로
이번 상황은 경제가 직면한 통화정책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동안 시장은 높은 금리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에 관심을 가져왔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크게 상승하고 수입물가 압력이 높아지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싶더라도 물가가 다시 상승한다면 중앙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유지하거나 추가로 올려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유가 상승, 채권금리 상승, 뉴질랜드달러 약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향후 국제유가가 다시 안정된다면 추가 금리 인상 우려도 빠르게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유가 상승세가 장기화되고 물가 지표까지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10월 OCR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결국 가계와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단순히 “다음 달 금리가 오르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국제유가가 물가와 금리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치고, 중앙은행이 이를 일시적인 충격으로 볼지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판단할지가 핵심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추가 금리 인상’이라는 시나리오가 다시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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