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MDMA로 PTSD 치료” 처방 허용
- WeeklyKorea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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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서 정신과 의사의 처방·투여 처음 허용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MDMA를 이용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치료가 허용되면서 새로운 정신과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두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MDMA를 PTSD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으며, 그중 한 명인 게리 윈(Gary Wynn) 박사는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진행될 치료와 연구에 참여할 예정이다.
MDMA는 일반적으로 엑스터시(Ecstasy), E 또는 몰리(Molly)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약물이다. 뉴질랜드에서는 현재 Class B 고위험 약물로 분류돼 있다.
이번 승인은 MDMA를 단순한 기분 전환이나 오락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엄격한 의료 절차와 치료 프로그램 안에서 PTSD 환자에게 투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MDMA가 작용하면 거의 마법처럼 느껴질 정도”
윈 박사는 RNZ의 ‘Saturday Morning’과의 인터뷰에서 MDMA의 치료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MDMA는 뇌에서 세로토닌,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옥시토신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사람 사이의 유대감과 연결감에 관여하는 옥시토신 등에 영향을 주면서 환자가 치료자와 보다 쉽게 신뢰 관계를 형성하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시에 공포와 불안에 관여하는 뇌의 반응을 낮춰 환자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지나치게 압도당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윈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MDMA 치료가 효과를 보이는 경우 기존 정신과 치료와 비교해 매우 빠르고 강력한 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연구에서는 MDMA 치료를 세 차례 받은 환자의 약 80%가 상당한 호전을 보였고, 최소 50%는 PTSD가 완전 관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특정 임상시험에서 나타난 결과이며, 모든 PTSD 환자에게 동일한 효과가 나타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성폭력·아동학대·가정폭력 등 다양한 트라우마
MDMA 치료의 대상은 군인이나 참전용사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PTSD는 전쟁이나 군 복무뿐 아니라 성폭력, 장기간의 아동기 학대, 가정폭력 등 다양한 경험으로 발생할 수 있다.
뉴질랜드에서 진행될 초기 치료 대상자는 일반적으로 SSRI 계열 약물이나 대화치료 등 기존 치료를 받았지만 충분한 효과를 얻지 못한 PTSD 환자가 될 예정이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비교적 심각한 PTSD 환자들이 주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윈 박사는 PTSD가 심해질수록 기존 치료법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MDMA 임상시험에서는 PTSD의 심각도와 관계없이 비교적 고른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약 한 알’로 끝나지 않는다
MDMA를 이용한 PTSD 치료는 단순히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는 종합적인 정신과 검사와 건강검진을 받는다.
이후 각각의 치료 과정은 크게 준비 단계, MDMA를 투여하는 약물 세션, 통합 세션으로 나뉜다.

특히 환자는 치료 과정 전체에서 두 명의 치료자와 함께하게 된다.
치료팀은 환자의 트라우마 경험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적 관계, 주변의 지원 체계 등을 충분히 파악하면서 신뢰 관계를 구축한다.
이 과정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 종일 진행되는 MDMA 치료
본격적인 약물 세션은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진행된다.
환자가 충분히 안정된 상태가 된 뒤 의료진이 MDMA를 투여하면 약 30분 정도 후 약효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환자에 따라 변화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환자가 자신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기억과 감정을 바라보고 처리할 수 있도록 치료자들이 돕는다.
윈 박사는 이 과정이 감정적으로 상당히 강렬할 수 있으며, 하루 전체가 소요될 정도로 긴 세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후에도 환자는 두 명의 치료자와 추가적인 통합 세션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치료 중 경험한 감정과 깨달음을 정리하고, 이를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논의하게 된다.
환자 한 명에게 치료자 2명이 약 50시간 투입
MDMA 치료가 일반적인 약물치료와 크게 다른 부분 가운데 하나는 치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이다.
환자 한 명에 대해 준비, 약물 투여, 통합 과정이 여러 차례 반복되며, 전체적으로 치료자들의 시간이 약 50시간 정도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두 명의 치료자가 치료 과정 전체에 참여한다.
따라서 MDMA 치료는 단순히 약값만으로 비용을 계산할 수 있는 치료가 아니다.
약물 자체뿐 아니라 정신과 전문의와 치료자들의 장시간 개입이 필요한 고강도 치료 프로그램인 셈이다.

의료용 MDMA와 불법 유통 약물은 달라
윈 박사는 의료용 MDMA와 길거리에서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MDMA를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치료에서 사용되는 MDMA는 의약품 수준의 순도와 품질 관리가 이뤄진 제품이다.
반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MDMA는 실제 성분이나 순도가 보장되지 않는다.
뉴질랜드 Drug Foundation 역시 불법적으로 MDMA라고 판매되는 약물에 다른 물질이 섞여 있거나 아예 MDMA가 아닌 다른 물질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특히 합성 카티논(synthetic cathinones)과 같은 물질이 포함될 수 있으며, 이러한 약물은 MDMA보다 예측하기 어렵고 불쾌한 영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번 뉴질랜드의 의료적 MDMA 치료 허용을 일반인이 MDMA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1970년대 치료 목적으로 사용되다 규제
MDMA가 처음부터 파티용 약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윈 박사에 따르면 1970년대에는 치료사들이 MDMA를 일종의 ‘공감(empathy)’을 높이는 약물로 사용하기도 했다.
환자와 치료자 사이의 개방성과 연결감을 높여 깊은 심리적 작업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MDMA가 파티용 약물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1980년대 중반 미국에서 불법 약물로 규제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규제가 강화됐다.

약 40년 동안 의료적 활용이 제한됐지만, 호주는 2023년 MDMA와 실로시빈을 특정 정신질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호주에서는 MDMA가 PTSD 치료에, 실로시빈은 우울증 치료에 사용될 수 있도록 규제 체계가 변경됐다.
뉴질랜드 첫 환자, 수개월 내 치료 가능성
윈 박사와 연구팀은 현재 뉴질랜드에서 MDMA 치료를 시행하기 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첫 환자가 앞으로 2~3개월 안에 치료를 받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질랜드에서 처음으로 MDMA 보조 치료가 시작되면서 PTSD 치료에 새로운 선택지가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중증 PTSD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다만 MDMA는 여전히 고위험 약물로 분류되어 있으며, 치료 효과와 함께 부작용과 장기적인 안전성 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이번 치료의 핵심은 MDMA 자체가 치료의 전부가 아니라, 전문적인 정신과 평가와 준비·약물 세션·사후 통합치료가 결합된 의료 프로그램이라는 데 있다.
뉴질랜드에서 첫 환자 치료가 시작되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이고 안전한지, 그리고 향후 더 많은 PTSD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중요한 자료가 축적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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