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탈 때까지 차라리 수갑을 채워 달라”
쿡제도에 발 묶인 여성의 호소

2023년부터 라로통가에 체류
뉴질랜드·호주 경유 비자 확보 못 해 출국 난항
체류 자격까지 상실
스리랑카 국적의 49세 여성이 뉴질랜드와 호주를 경유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쿡제도에 장기간 발이 묶여 당국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 여성은 당국이 자신의 귀국 의지를 의심하지 않도록 필요하다면 구금되는 것도 감수하겠다며, 스리랑카행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경유 비자를 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쿡제도 현지 매체 쿡아일랜즈뉴스(Cook Islands News)에 따르면, 이 여성은 2023년부터 라로통가에 머물고 있지만 호주와 뉴질랜드를 경유할 수 있는 비자를 확보하지 못해 출국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쿡제도 체류 허가 기간도 초과한 상태다.
쿡제도 이민당국은 호주나 뉴질랜드가 경유 비자를 발급하지 않는 한 이 여성의 출국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뉴질랜드 이민당국(Immigration New Zealand·INZ)은 해당 여성이 실제로 경유할 의사가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으며, 호주 내무부는 개별 사례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호주 내무부는 모든 외국인 비자 신청자를 관련 이민법과 규정에 따라 개별적으로 심사하며, 신원과 건강, 품행 및 보안 요건 등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호주 경유 비자와 관련해서는 호주 밖에서 신청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72시간 이내에 호주를 떠나는 후속 여정이 있어야 하는 등 관련 자격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남편 사망 후 해외로… 뉴질랜드에서 난민 신청
이 여성은 남편이 살해된 뒤 스리랑카를 떠났다. 이후 홍콩에서 약 1년간 일했으며, 2023년 3월 뉴질랜드 취업비자를 받아 입국했다. 뉴질랜드에서 일하는 동안에는 망명 신청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의 주장에 따르면, 관련 비자 심사가 진행되던 중 자신을 돕던 변호사로부터 뉴질랜드를 떠났다가 나중에 다시 입국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다.
이후 출국을 시도했지만 경유 비자 문제에 부딪히면서 현재의 장기 체류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쿡아일랜즈뉴스가 확인한 이메일 자료에 따르면, 이 여성은 이민 관련 업체인 ‘이민 앤드 시크리터리얼 서비스(Immigration and Secretarial Services)’를 통해 뉴질랜드 취업허가를 받은 뒤 망명 신청을 진행했다.

여성은 해당 업체의 서비스 비용으로 약 2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업체 대표인 실비안 갈랑(Sylviane Gallant)에게 보낸 언론의 질의에는 답변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24년 2월 갈랑 대표가 여성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으며, 이후 절차는 뉴질랜드 이민당국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취지의 설명이 담겼다. 또한 변호사의 도움을 구하고 언론에 문제를 알리는 방안도 고려하라고 안내했다.
갈랑 대표는 당시 이메일에서 장관 개입 요청과 관련해 담당 분석관으로부터 검토를 준비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으며, 추가 자료가 필요하면 당국이 다시 연락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행 조건 변경 신청도 담당 이민관에게 배정돼 품질 검토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전직·현직 이민 담당 장관실에도 도움 요청
여성은 뉴질랜드의 전 이민 담당 부장관인 크리스 펜크에게도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펜크의 사무실은 그가 더 이상 해당 장관직을 맡고 있지 않다며, 현 이민 담당 부장관인 캐머런 브루어에게 문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현직 브루어 부장관 측에도 이 여성의 상황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의가 전달됐다. 브루어 측은 개인의 사생활과 법적 고려사항을 이유로 개별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여성은 이민당국과 정치권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보도에 따르면 출국을 위한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타히티 경유도 무산… 가족 지원에 의존
여성은 뉴질랜드와 호주를 거치는 경로 외에 타히티를 통한 출국도 검토했으나, 이 역시 허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박을 이용해 출국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출국할 수만 있다면 항공편이 아닌 다른 이동 수단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여성은 쿡제도에서 유효한 체류비자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로, 가족의 지원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체류 자격을 상실했음에도 출국에 필요한 경유 비자를 확보하지 못해 현지에 계속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례는 한 국가에서 출국하려는 외국인이 제3국의 경유 비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동 자체가 장기간 제한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망명 신청과 이민 절차가 얽혀 있는 상황에서는 출국 가능 여부뿐 아니라 기존 신청의 법적 상태와 향후 입국 자격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은 주로 여성의 주장과 언론이 확인한 이메일 자료, 각국 당국의 제한적인 입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가 경유 비자를 허가하지 않은 구체적인 사유나 여성의 망명 신청에 대한 최종 결정 내용은 보도에서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은 고국으로 돌아가려는 의사를 거듭 강조하며, 스리랑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도록 당국이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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