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독촉 방문에 시달린 세입자…법원 "권리 침해" 판결
- WeeklyKorea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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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 채무 추심이 임차인 생활까지 위협
집주인·부동산관리업체에 3,000달러 배상 명령
집주인의 채무 문제로 채권추심원과 집행관(Bailiff)이 임대주택을 반복적으로 찾아온 사건에 대해, 세입자의 '조용히 거주할 권리(Quiet Enjoyment)'를 침해한 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주택임대분쟁심판소(Tenancy Tribunal)는 집주인과 부동산 관리업체(Property Manager)가 세입자에게 총 3,000달러를 공동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집주인 찾으러 온 채권추심원
오클랜드에서 임대주택에 거주하던 개리 벤먼(Garry Venman) 씨와 사라 올드리지(Sarah Aldridge) 씨는 어느 날 귀가했다가 집 앞에서 채권추심원이 주택을 봉쇄하려는 모습을 발견했다.
하지만 추심원의 목적은 세입자가 아니라 집주인 레이 저우(Lei Zhou)를 찾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집주인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지만, 임대 기간 동안 여러 차례 채권추심원과 집행관, 감정평가사 등이 집을 찾아와 집주인의 행방을 물었다.
일부 이웃들은 세입자가 외출한 사이에도 낯선 사람들이 문을 두드리거나 창문 안을 들여다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집 앞에 놓인 택배에서 전화번호를 확인한 채권추심원이 세입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세입자들은 "집주인을 숨겨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고, 방문 자체가 매우 두렵고 불안했다"고 호소했다.

부동산 관리업체에 수차례 민원 제기
해당 주택은 Residential RE Ltd(Bayleys RPM)가 관리하고 있었다. 세입자들은 2025년 7월부터 이러한 문제를 관리업체에 알렸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불만을 제기했다.
심판소에 제출된 이메일에 따르면 관리업체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세입자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2025년 12월, 관리업체는 이메일을 통해 "집주인의 개인적인 사안이므로 추측해서는 안 되며 개인정보보호법(Privacy Act) 때문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세입자들은 이 답변을 사실상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관리업체는 채권추심원이 찾아오면 자신들에게 안내하도록 세입자에게 설명했으며, 2025년 12월 이후에도 방문이 계속된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사건을 심리한 케이트 헨리(Kate Henry) 심판관은 반복적인 방문이 세입자의 평온한 생활과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관리업체가 일부 조치를 취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충분한 대응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심판관은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은 채권추심원들에게 집주인의 실제 연락처나 주소를 안내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임의로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다면, 최소한 집주인에게 정보 제공 동의를 요구하거나, 이를 거부할 경우 관리를 중단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인정돼 집주인과 관리업체 모두 공동 책임을 지게 됐다.
배상금은 총 3,000달러
세입자들은 임대료를 크게 감액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심판소는 기존 유사 판례와 비교해 그 정도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대신 다음과 같이 총 3,000달러의 손해배상을 명령했다.
정신적 스트레스 및 불편에 대한 배상: $1,500
일반 손해배상(General Damages): $1,500

교민들이 알아야 할 'Quiet Enjoyment'란?
뉴질랜드 주택임차법(Residential Tenancies Act)은 모든 세입자에게 '조용히 거주할 권리(Quiet Enjoyment)'를 보장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소음이 없다는 의미를 넘어, 임대 기간 동안 합리적인 평온함, 사생활 보호, 안전한 거주 환경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뜻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경우에도 권리 침해가 인정될 수 있다.

집주인 또는 관리업체의 잦은 무단 방문
반복적인 공사나 소음
허가받지 않은 출입
제3자의 지속적인 괴롭힘이나 방문을 방치하는 경우
집주인의 개인 문제로 세입자가 피해를 입는 경우
전문가들은 세입자가 이 같은 상황을 겪을 경우 방문 날짜와 시간, 사진,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을 기록으로 남기고, 관리업체에 서면으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이번 판결은 집주인의 채무 문제라도 세입자의 평온한 거주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부동산 관리업체 역시 단순히 집주인의 개인정보를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며, 세입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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