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NZ산 최고급 먹거리… 우리는 값싼 수입품?”
버터부터 와인·채소까지… ‘수출 프리미엄 국가’ 뉴질랜드의 아이러니

뉴질랜드가 세계 최고 수준의 농축산·식품 생산국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작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해외로 수출되는 최고급 제품 대신 값싼 수입 식품을 소비하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산 버터가 뉴질랜드산보다 더 싸게 판매되면서 시작된 논쟁은 이제 버터를 넘어 와인, 육류, 과자, 반려동물 사료, 냉동채소 등 다양한 식품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미국산 버터였다. 일부 Pak’nSave 매장에서 판매 중인 미국산 Burtfield’s & Co 버터는 뉴질랜드산 제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많은 소비자들은 “세계 최고 품질의 유제품을 생산하는 나라에서 왜 외국산 버터가 더 싼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뉴질랜드의 독특한 수출 구조가 이러한 현상을 만든다고 설명한다. 뉴질랜드는 자국의 최고급 제품을 해외 프리미엄 시장으로 수출하고, 국내 시장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대량 생산 제품이나 해외 저가 상품이 들어오는 구조라는 것이다.

경제학자 Shamubeel Eaqub 은 “뉴질랜드는 프리미엄 제품을 프리미엄 해외 시장에 판매하고 있으며, 국내 소비자들은 대중시장용 저가 상품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렇게 많은 소와 양을 키우면서도 반려동물 사료나 일부 육류를 수입하는 현실은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무역 자료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수입하는 제품 상당수는 뉴질랜드산 수출 제품보다 훨씬 저렴하다.
수입 반려견 사료는 뉴질랜드 수출 제품보다 약 87% 저렴했고, 수입 와인은 뉴질랜드산 수출 와인보다 약 25% 저렴했다. 잼과 마멀레이드, 초콜릿, 비스킷 등도 해외 제품이 더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운송비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생산 규모와 제조 비용이라고 말한다. 뉴질랜드는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이 높고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일부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해외 대형 공장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이나 호주 같은 국가들은 훨씬 큰 규모의 생산시설과 낮은 제조 비용을 갖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

예를 들어 냉동채소 시장에서는 벨기에산 시금치와 수입 냉동 당근 등이 뉴질랜드 제품보다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는 Heinz Wattie’s 가 뉴질랜드 내 일부 냉동채소 생산 중단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지역 농가와 식품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와인 산업 역시 비슷하다. 뉴질랜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프리미엄 소비뇽 블랑과 피노누아를 수출하지만, 정작 국내 시장에는 더 저렴한 호주산 와인이 대량 유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뉴질랜드 와인이 “합리적 럭셔리(affordable luxury)” 시장에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히 뉴질랜드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최근 생활비 상승과 식료품 가격 급등 속에서 국민들의 체감 불만이 커지고 있다. 특히 뉴질랜드 소비자들은 “세계 최고 품질 식품 생산국에 살면서도 왜 식비 부담은 계속 커지느냐”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논쟁은 뜨겁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가 일정 수준의 필수 식품을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자유무역 구조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유무역 확대와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에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최근 뉴질랜드와 인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해외 제품 유입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민 사회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뉴질랜드는 농업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글로벌 가격 경쟁과 공급망 구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식료품 물가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가성비 중심 소비”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교민들이 주목할 점
뉴질랜드산이라고 해서 항상 더 저렴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수입 식품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냉동채소·버터·와인·가공식품 분야에서 해외 제품 가격 경쟁력이 강해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프리미엄 수출 중심 구조라 국내 소비자 가격과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
향후 자유무역 확대와 환율 변화에 따라 수입 식품 비중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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