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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체포법 확대, 어디까지 허용되나

57분 전
4분 분량

“시민이 직접 체포할 수 있다”


There are strict rules about how police must conduct themselves during arrests - and there are rules around citizen's arrests, too.
There are strict rules about how police must conduct themselves during arrests - and there are rules around citizen's arrests, too.

일반 시민이 범죄 현장에서 용의자를 붙잡을 수 있는 ‘시민체포(citizen’s arrest)’ 권한이 확대되면서, 실제로 시민이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의회에서 통과된 법 개정에 따라 시민체포 관련 규정이 확대됐으며, 현재 일반인은 절도, 폭행, burglary(주거침입·절도) 등 Crimes Act 적용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일정한 조건 아래 직접 제지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체포는 경찰과 같은 수사 권한을 시민에게 부여하는 제도가 아니다. 경찰은 시민체포 과정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의 안전을 우선해야 하며, 잘못된 판단이나 과도한 물리력 사용으로 형사 또는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시민이면 누구나 가능한가?

‘시민체포’라는 이름 때문에 뉴질랜드 시민권자만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뉴질랜드 경찰에 따르면 뉴질랜드에 있는 모든 사람은 Crimes Act의 관련 규정에 따라 시민체포를 할 수 있다. 또한 반드시 18세 이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시민체포를 할 수 있다는 것과 실제로 직접 용의자를 붙잡는 것이 안전하거나 적절하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경찰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범죄 현장을 관찰하고 자신의 안전을 확보한 뒤 111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안내한다.



시민체포를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나?

경찰이 제시한 기본적인 절차와 주의사항은 비교적 명확하다.


시민체포를 하려는 사람은 우선 해당 사람이 Crimes Act상 범죄를 저질렀다고 합리적이고 상당한 근거(reasonable and probable grounds)​를 가지고 판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먼저 상대방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체포한다는 사실과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붙잡아 둘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이후 가능한 한 빨리 111에 신고하고 경찰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 경찰이 석방하라고 지시할 경우 이에 따라야 한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물리력 사용이다.



경찰은 체포 과정에서 힘을 사용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필요한 상황인지, 그리고 그 정도가 비례적인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필요한 경우에도 최소한의 힘만 사용해야 하며, ‘합리적인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시민체포를 한 사람은 붙잡힌 사람의 안전에도 책임이 있다. 경찰은 체포한 사람의 목이나 머리에 압력을 가하거나 그 위에 무릎을 꿇거나 앉아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질식 위험에도 주의해야 한다.


용의자를 직접 심문하거나 수색할 수 있나?

시민체포를 했다고 해서 경찰과 같은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경찰 지침에 따르면 시민체포를 한 사람은 붙잡은 사람을 직접 심문하거나 신체 또는 소지품을 수색해서는 안 된다. 시민의 역할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사람을 제지하는 데 한정된다.



특히 상대방이 도망가려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강한 물리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AUT 법학 교수 크리스 글레드힐(Kris Gledhill)은 시민체포는 말로 체포를 통보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으며, 물리력은 저항을 제압하거나 도주를 막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리적인 힘’이 가장 논란

시민체포 확대와 관련해 가장 큰 논란 중 하나는 ‘reasonable force’, 즉 합리적인 물리력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라는 문제다.


뉴질랜드 경찰협회는 일반 시민들이 이 개념을 잘못 이해할 경우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찰협회 측은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사용하는 힘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도의 힘만 사용할 수 있다는 취지지만,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이 현장에서 그 기준을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당사자가 생각하는 ‘필요한 힘’과 사건 이후 법원이 판단하는 ‘합리적인 힘’이 다를 수 있다.


글레드힐 교수는 법에서 ‘합리적(reasonable)’ 또는 ‘필요한(necessary)’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 구체적인 사건에서 그 의미를 법원이 판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시민이 법을 잘못 이해한 경우에도 단순히 법을 몰랐다는 이유로 책임을 피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번 개정의 핵심은 시민이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됐다는 데 있다.



개정 전에는 시민체포가 가능한 상황이 범죄의 종류와 시간대 등에 따라 제한됐다. 예를 들어 밤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 사이에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경우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시민체포할 수 있었고, 낮에는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성인 등에 대한 별도의 조건이 적용됐다.


개정된 규정에서는 시민이 시간대에 관계없이 Crimes Act상의 범죄를 막기 위해 개입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됐다. 또한 특정 조건에서는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규정과 시민체포를 하는 사람에 대한 법적 보호와 관련된 내용도 변경됐다.


실제 사건으로 논란 다시 커져

법 개정 이후 실제 시민체포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도 커졌다.


최근 해밀턴에서는 19세 남성이 시민체포를 시도한 뒤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남성은 절도 용의자로 추정되는 사람을 붙잡은 뒤 사건 과정에서 상대방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은 현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책임 여부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시민체포법 확대에 대한 우려도 다시 제기됐다.


법 개정에 앞서 뉴질랜드 경찰협회와 Retail NZ 등은 시민이 범죄 용의자를 직접 상대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입거나, 반대로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해 법적 책임을 질 위험을 지적하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소매점 직원에게도 주의 필요

특히 소매점에서 절도 용의자를 직접 쫓거나 붙잡는 과정은 상당한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과거에도 소매점 절도 용의자를 뒤쫓던 직원이 사망하거나, 절도를 막으려던 보안요원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따라서 이번 법 개정이 소매업체나 일반 시민에게 범죄를 직접 제압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는 점도 중요하다.


경찰의 기본적인 안내 역시 안전을 먼저 확보하고 111에 신고하는 것이다. 시민체포가 법적으로 가능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직접 개입할지는 상황의 위험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경찰도 “법은 여전히 복잡하다”는 지적

이번 법 개정을 둘러싼 논쟁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부분은 시민체포가 생각보다 복잡한 법적 문제라는 점이다.


글레드힐 교수는 시민체포 관련 법 개정이 법을 크게 단순화한 것은 아니며, 언제 체포할 수 있는지와 체포 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가 퍼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장관 폴 골드스미스(Paul Goldsmith)는 정부가 소매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을 강화하기 위해 법을 개정했으며, 시민들이 법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법이 실제 현장에서 적용되는 과정에서 법원의 판단이 필요한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결국 시민체포법 확대는 일반 시민에게 범죄에 대응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을 넓혔지만, ‘체포할 수 있다’는 권한이 ‘마음대로 붙잡거나 제압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시민체포를 고려하는 경우 범죄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지, 물리력이 정말 필요한지, 사용한다면 최소한의 수준인지 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며, 경찰은 무엇보다 자신과 주변 사람의 안전을 확보하고 가능한 한 빨리 111에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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