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중국 경찰차’ 논란…사회 불안에 경찰 진화

중국 경찰차와 흡사한 표식 차량 잇따라 목격
경찰 “뉴질랜드 경찰 차량 아니며 어떠한 공적 권한도 없어”
차량 소유주에 스티커 제거 요청…법적 규제 필요성도 제기
오클랜드 도심에서 중국 경찰 차량과 흡사한 표식을 부착한 차량이 목격되면서 중국계 사회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차량들이 뉴질랜드 경찰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뉴질랜드 내에서 어떠한 경찰 권한도 갖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오클랜드 센트럴 경찰은 최근 중국 경찰 표식이 붙은 차량 2대와 관련해 시민들로부터 모두 4건의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차량 소유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고 해당 표식이 지역사회에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전달했다.

경찰에 따르면 차량 소유자들은 경찰 표식을 부착한 것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 의도는 아니었다고 설명했으며, 경찰의 요청에 따라 관련 스티커를 제거하기로 했다.
“실제 중국 경찰차인 줄 알았다”
논란의 한 차량은 지난 9월 10일 오클랜드 중심부 Shortland Street와 Princes Street 교차로 인근에서 목격됐다.
중국계 뉴질랜드인인 한 목격자는 차량 측면에 중국어로 경찰을 의미하는 ‘공안(公安, Gong An)’이라는 표식이 눈에 띄었다고 전했다.
특히 차량의 외관과 표식이 실제 중국 경찰 차량과 매우 비슷해 보였다는 것이 목격자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에서 경찰과 보안기관이 갖는 권한과 영향력을 잘 아는 중국계 주민들에게 이러한 차량이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해외에서 중국 당국이 활동한다는 내용이 과거부터 여러 차례 논란이 돼 왔던 만큼, 중국계 이민자들에게는 단순한 차량 장식 이상의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공식 차량 아니다”
오클랜드 센트럴 지역을 담당하는 그레이 앤더슨 경감은 시민들이 제기한 우려를 경찰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차량들은 뉴질랜드 경찰 차량이 아니며 뉴질랜드 경찰을 대표하거나 경찰 권한을 행사할 어떠한 공식 지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분명히 했다.
앤더슨 경감은 차량 소유자들에게 표식으로 인해 지역사회에서 우려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설명했고, 동일한 오해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스티커를 제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소유자들도 이를 받아들여 표식을 제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경찰이 뉴질랜드에서 활동하는 것인가?
이번 논란에서 교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은 실제로 중국 경찰이 뉴질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이에 대해 뉴질랜드 주재 중국대사관은 해당 차량들이 중국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뉴질랜드 법 체계상 외국 경찰기관이 뉴질랜드 영토에서 뉴질랜드 경찰과 같은 경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와이카토대학교 법학 교수인 알 길레스피 교수 역시 외국 경찰 차량처럼 차량을 꾸미는 행위 자체가 현행법상 곧바로 불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차량이 사람을 위협하거나 실제 외국 경찰 차량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데 사용된다면 별도의 규제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법은 ‘뉴질랜드 경찰 차량’에 초점
현행 Policing Act 2008에는 일반인이 차량 등을 뉴질랜드 경찰의 차량인 것처럼 표시해 사람들이 경찰 차량이라고 믿게 만드는 행위를 규제하는 조항이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이 규정이 뉴질랜드 경찰 차량을 사칭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 외국 경찰 차량의 표식을 단순히 차량 장식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현재 법률만으로 곧바로 같은 규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길레스피 교수는 향후 이러한 차량이 실제로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위장·사칭에 이용되는 사례가 반복된다면 관련 법률을 별도로 마련할 필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해외 경찰 표식
이번 사례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외국 경찰 차량의 디자인이나 표식을 활용한 자동차용 데칼(decal)이 온라인에서 쉽게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중국 경찰뿐만 아니라 일본이나 미국 경찰 차량을 연상시키는 표식을 붙인 차량 사진도 뉴질랜드 소셜미디어에서 공유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단순한 차량 장식과 실제 경찰 사칭 사이의 경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앞으로 법적·사회적 논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외국 경찰은 뉴질랜드에서 경찰 권한 없어”
길레스피 교수는 외국 경찰기관이 뉴질랜드에서 독자적인 경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독자적인 법률과 사법체계를 가진 주권국가이며, 뉴질랜드 내에서 법 집행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뉴질랜드 법률에 따라 권한을 부여받은 기관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거리에서 외국 경찰 차량과 비슷한 외관의 차량을 발견했다고 해서 실제 외국 경찰이 뉴질랜드에서 경찰 활동을 하고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다만 교민사회에서 실제로 위협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사례가 발생한다면 차량의 의도와 관계없이 경찰에 신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심’과 ‘경계’ 모두 필요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동차 장식에서 출발했지만,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중국계 주민들에게는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중국 경찰을 상징하는 표식이 실제 경찰 차량과 유사한 형태로 사용될 경우, 해당 차량의 운전자에게는 단순한 장식일지라도 이를 보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경찰은 현재 차량 소유자들과 대화를 통해 표식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인지 여부와 지역사회가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이다.

향후 유사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차량 장식의 자유와 공공안전, 경찰 사칭 방지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법적 규제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클랜드 경찰은 이와 관련해 추가적인 우려나 의심스러운 상황을 발견한 주민들에게 경찰에 신고해 사실관계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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