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별거 후 다시 집 사려면 “KiwiSaver 또 쓸 수 있을까”
- WeeklyKorea
- 1시간 전
- 4분 분량

첫 주택 구입에 KiwiSaver를 이미 사용했다면 원칙적으로 재사용 어려워
전문가 “공동구매·Kāinga Ora 활용 가능”
배우자나 파트너와 함께 첫 집을 샀다가 관계가 끝나면서 집을 처분한 사람이라면 한 가지 억울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첫 주택을 구입할 때 사용했던 KiwiSaver를 다시 활용해 두 번째 집을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집을 팔고 난 뒤 받은 돈을 생활비나 임대주택 보증금 등에 사용하고 다시 저축할 여력이 부족한 경우라면, 오랜 기간 쌓아온 KiwiSaver가 있어도 정작 집을 다시 사는 데 사용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34세인 ‘알렉스’도 바로 이런 상황이다.

알렉스는 과거 전 파트너와 함께 오클랜드에서 첫 집을 구입하면서 KiwiSaver를 사용했다. 그러나 관계가 끝나면서 집을 팔았고, 매각 후 자신에게 돌아온 돈은 가구를 구입하고 새로운 임대주택의 보증금을 마련하는 데 사용했다.
이후 현금 저축은 크게 늘리지 못했지만, 약 15년 동안 다시 적립해온 KiwiSaver에는 상당한 금액이 쌓였다. 현재는 자신의 KiwiSaver가 다시 집을 살 수 있을 정도의 보증금 규모에 이르렀지만, 이미 첫 주택 구입에 KiwiSaver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다시 인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알렉스는 “현재 소득과 KiwiSaver만으로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데 현금으로 새로운 보증금을 마련하기는 너무 어렵다”며 다시 KiwiSaver를 사용할 방법이 없는지 물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번째 KiwiSaver 인출은 매우 제한적”
전문가들의 답은 냉정하다.
KiwiSaver는 기본적으로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이며, 첫 주택 구입을 위한 인출은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제도다.
Simplicity의 샘 스텁스는 첫 주택 구입을 위해 KiwiSaver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제도가 두 번째, 세 번째 주택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확대된다면 KiwiSaver가 사실상 ‘주택 구입 자금 계좌’처럼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iwiSaver의 본래 목적은 은퇴자금 마련이지 주택 구입을 반복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Te Ara Ahunga Ora Retirement Commission의 데이비드 보일 역시 KiwiSaver를 이용한 첫 주택 구입을 이미 마친 사람에게 적용되는 두 번째 기회(second chance) 규정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단순히 “첫 집을 팔았고 지금은 집이 없으니 다시 첫 주택 구매자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만으로 KiwiSaver를 다시 인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개인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자신의 KiwiSaver 제공업체나 금융상담사에게 정확한 상황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왜 이혼·별거한 사람에게는 특히 불공평하게 느껴질까
문제는 첫 집을 구입한 뒤 이혼이나 별거로 집을 잃은 경우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파트너와 함께 집을 구입하면서 KiwiSaver를 사용했지만, 몇 년 뒤 관계가 끝나 집을 팔게 됐다고 가정해 보자.
집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거나 대출과 매각 비용 등을 정산하고 나면 실제로 손에 남는 돈은 많지 않을 수 있다.
그 돈마저 새로운 집을 구하기 위한 보증금과 생활비 등에 사용하면, 다시 주택을 구입할 때 필요한 현금 보증금을 처음부터 다시 마련해야 한다.
반면 KiwiSaver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적립한 상당한 금액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이혼이나 별거로 주택을 잃은 사람에게는 “이미 한 번 집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KiwiSaver를 다시 사용할 수 없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라는 문제가 생긴다.
Retirement Commission도 이 같은 상황에서는 양쪽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iwiSaver에 대한 접근성을 좀 더 유연하게 하면 이혼이나 별거 후 주택을 잃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이라면 은퇴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어 인출한 금액을 다시 적립할 시간도 충분할 수 있다.
그러나 제도를 지나치게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은퇴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으며, KiwiSaver를 사용하지 않은 다른 가입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현실적인 대안은 ‘다른 첫 주택 구매자와 공동구매’
그렇다면 집을 다시 사고 싶은 사람에게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모기지 전문가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새로운 파트너와 공동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방법을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한다.
예를 들어 알렉스와 함께 집을 구입하는 사람이 아직 자신의 첫 주택을 구입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KiwiSaver를 첫 주택 구입에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두 사람의 소득을 합쳐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수 있고, 첫 주택 구매자의 KiwiSaver를 보증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이것은 단순히 친구와 함께 집을 사는 것보다 훨씬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문제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집을 구입한 뒤 어느 한쪽이 결혼하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거나, 직장을 잃거나, 집을 팔고 싶어지는 등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누가 얼마를 투자하는지, 대출 상환은 어떻게 할 것인지, 한 사람이 나가고 싶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집을 매각할 경우 지분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 등을 법적으로 명확하게 정해놓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변호사를 통해 공동소유 계약과 향후 매각·탈퇴 조건 등을 미리 작성해 놓는 것이 안전하다.

소득이 기준에 맞는다면 Kāinga Ora도 방법
또 다른 가능성은 Kāinga Ora의 First Home Loan을 활용하는 것이다.
알렉스처럼 이미 과거에 집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도 특정 요건을 충족하면 Kāinga Ora의 ‘second chance’ 관련 기준에 따라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공동으로 집을 구입하는 두 사람의 소득이 일정 기준 이하이고 다른 요건을 충족한다면 5% 수준의 낮은 보증금으로 주택 구입을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알렉스와 아직 첫 집을 구입하지 않은 가족이나 친구가 함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첫 주택 구매자인 상대방은 자신의 KiwiSaver를 활용하고, 두 사람은 Kāinga Ora 제도의 요건을 충족하는지를 검토해 볼 수 있다.
다만 소득 기준, 주택 가격, 대출 조건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신청 전에는 Kāinga Ora와 은행 또는 모기지 전문가에게 자신의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KiwiSaver 제도 변경 요구도 나올 수 있어
이번 사례는 앞으로 뉴질랜드에서 KiwiSaver의 주택 구입 인출 규정을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에 대한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제도는 첫 주택 구입을 지원하면서도 KiwiSaver의 가장 중요한 목적을 은퇴자금 마련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주택 가격과 임대료가 높은 상황에서 이혼이나 별거 등으로 기존 주택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첫 주택 구입 기록 때문에 다시 KiwiSaver를 사용할 수 없다는 규정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반대로 이런 예외를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KiwiSaver가 은퇴자금이 아니라 주택 구입을 위한 반복적인 자금원으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국 핵심은 주택 소유 기회를 다시 제공하면서도 은퇴 이후의 재정 안정을 훼손하지 않는 균형을 어떻게 찾느냐에 있다.
현재로서는 이미 KiwiSaver를 사용해 첫 집을 구입한 사람이 단순히 집을 다시 구입한다는 이유만으로 KiwiSaver를 또 인출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제한적이다.
하지만 이혼이나 별거로 주택을 잃은 사람이라면 포기하기보다는 KiwiSaver 제공업체, 금융상담사, 모기지 전문가와 자신의 상황을 먼저 확인하고, 공동구매나 Kāinga Ora 제도 등 다른 선택지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무엇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공동으로 집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서로 잘 아는 사이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만으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한 번의 주택 구입 실패가 이미 큰 경제적 부담이 됐다면, 두 번째 주택 구입에서는 돈보다도 출구전략을 먼저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사에 등장하는 ‘Alex’와 ‘Joe’는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 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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