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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질환 소녀, 병원 이송 지연 끝에 사망

2시간 전
3분 분량

소녀 어머니와 이모 가택구금형


The two women were sentenced in the High Court at Wellington.
The two women were sentenced in the High Court at Wellington.

  • 웰링턴 고등법원, 과실치사 혐의 유죄 인정한 자매에게 각각 가택구금 12개월·10개월 선고


중증 질환을 앓던 어린 소녀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소녀의 어머니와 이모가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인정하고 가택구금형을 선고받았다.


두 여성은 소녀가 두통과 구토 증상을 보이는 동안 사흘간 병원에 데려가는 문제를 놓고 다퉜으며, 결국 소녀는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뒤 숨졌다.


웰링턴 고등법원은 금요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어머니에게 징역 23개월, 이모에게 징역 1년 9개월을 선고했다.



두 형량 모두 2년 미만으로 가택구금으로 대체할 수 있어, 최종적으로 어머니는 가택구금 12개월, 이모는 10개월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사건 당시 두 여성이 각자 감당하고 있던 정신적·가정적 어려움과 반성의 태도, 재범 위험이 낮다는 평가 등을 양형에 고려했다. 또한 실형이 다른 자녀들에게 미칠 영향도 가택구금 결정의 중요한 이유로 들었다.


다만 법원은 두 여성이 소녀의 상태가 악화되는 동안 필요한 의료 지원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중대한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다.



뇌에 삽입된 의료장치… 응급 증상 알고도 병원에 가지 않아

소녀는 복잡한 의료적 필요가 있는 중증 장애 아동으로, 뇌에 삽입된 션트(shunt)를 통해 뇌에 고이는 체액을 복부로 배출해야 했다. 이 장치는 감염 등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었다.


의료진은 소녀의 어머니에게 두통과 발열, 발작이 션트 기능 이상이나 심각한 건강 문제의 신호일 수 있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4시간 이내에 일반의(GP)나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지침도 전달했다.



그러나 소녀가 몸이 아파졌을 당시 어머니는 웰링턴 지역의 자택에 있었고, 소녀는 이모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 두 여성은 소녀를 누가 병원에 데려갈지를 놓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사흘을 보냈다.


이모는 조카가 전날 밤부터 두통을 호소하고 심하게 구토했다며 어머니에게 연락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자동차 문제와 경제적 어려움, 자살 충동을 포함한 정신건강 문제 등을 이유로 이모의 집에 가기를 거듭 거부했다.


이모 역시 소녀의 증상이 심각해지는 동안 의료기관에 직접 연락하지 않았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이모는 조카의 증상을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고, 의사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사건 나흘째 이른 아침, 소녀는 이모의 집 소파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구급차가 출동했지만 의료진은 소녀를 소생시키지 못했다.


부검 결과 소녀는 발열성 발작이나 뇌부종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부검에서는 션트 자체가 고장 난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소녀가 제때 의료 지원을 받았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했다.



판사 “응급전화 111에 연락하기만 하면 됐다”

빅토리아 하인 판사는 앞서 양형 의견을 제시하면서 어머니가 딸을 사랑하지 않았거나 평소 돌봄 능력이 없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어머니의 경찰 조사 영상을 검토한 결과, 딸을 사랑했고 평소에는 딸을 돌보는 데 능숙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판사는 어머니가 딸의 건강 위험을 알고 있었으며, 수일 동안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판사는 자동차가 고장 났고 경제적·정신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모의 집이 병원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필요한 조치는 응급전화 111에 연락하는 것이었다는 취지로 질책했다.


이모에 대해서는 조카의 의료적 상태를 어머니만큼 잘 알지 못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당시 다른 가족들을 돌보는 부담도 있었고, 조카의 증상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그러나 판사는 이모 역시 병원과 가까운 곳에 있었으며, 직접 응급서비스에 연락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신건강 문제와 가정환경, 양형에 반영

법원은 어머니가 사건 당시 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정신건강 악화가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전문가 평가를 받아들였다.


어머니는 경제적 어려움과 채무 문제도 겪고 있었으며, 당시 마약을 사용하고 판매해 빚을 갚으려 했던 사실도 법정에서 언급됐다.


변호인은 어머니가 깊은 후회와 죄책감을 느끼고 있으며, 사건 이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재활을 위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과 유죄 인정, 성장 배경, 당시 상황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점 등을 양형에 반영했다.



이모에 대해서도 제한적인 교육 배경과 조카의 의료적 필요에 대한 이해 부족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원인 중 하나로 고려됐다. 두 여성 모두 재범 위험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검찰은 두 피고인에 대한 가택구금 선고에 반대하지 않았다. 판사는 두 여성이 다른 자녀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자녀 보호 위해 신원 영구 비공개

법원은 두 여성의 이름을 영구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명령했다. 신원이 공개될 경우 두 여성의 자녀들이 받을 수 있는 영향을 고려한 결정이다.



판사는 이번 사건이 일반적인 아동 방임 사건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심각한 장애와 복잡한 의료적 필요가 있는 아동에게 필요한 의료 지원을 제공하지 않은 사건이라는 점에서 특수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판사는 두 여성이 자신들의 행동과 과실치사 유죄 판결을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번 사건은 중증 질환을 가진 아동의 건강 상태가 악화될 때 보호자가 신속하게 의료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특히 보호자 자신의 정신건강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위기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에도, 응급상황에서는 의료진이나 응급서비스의 도움을 즉시 요청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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