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0달러 받고 9시간 근무”
취업비자 약속에 속은 이주노동자

어퍼헛 자동차 업체, 이주노동자 착취로 10만 달러 벌금·7만 달러 배상 명령…고용주 인증도 취소
취업비자를 약속받고 일하던 이주노동자 2명이 하루 100달러의 현금을 받으며 주 6일 이상, 하루 약 9시간씩 근무한 사실이 드러났다.
어퍼헛(Upper Hutt)의 자동차 판매업체 Autopride Cars Limited는 이주노동자 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10만 달러의 벌금과 함께 피해 노동자들에게 총 7만654.06달러의 배상금(reparation)을 지급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또한 Immigration New Zealand(INZ)는 해당 업체의 고용주 인증(employer accreditation)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Autopride Cars는 앞으로 Accredited Employer Work Visa(AEWV) 제도를 통해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건은 이주노동자의 체류 자격과 취업비자에 대한 불안감을 이용해 저임금 노동을 강요한 사례로, 뉴질랜드에서 발생하는 이주노동자 착취의 구체적인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
하루 100달러 받고 주 6일 이상 근무
문제가 된 두 노동자는 처음 뉴질랜드에 방문비자(visitor visa)로 입국했다.
이후 Autopride Cars가 이들을 채용했지만, 두 사람 모두 정식 고용계약서를 받지 못했고 세금 등록이나 기본적인 고용상 보호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일을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최소 주 6일, 일반적으로 하루 약 9시간씩 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급받은 임금은 하루 100달러의 현금이었다. 이를 시간당으로 환산하면 약 11달러에 해당하며, 당시 뉴질랜드 최저임금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임금 지급 역시 정기적이지 않았다.
INZ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식비와 생활에 필요한 개인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회사 측에 반복적으로 임금을 요구해야 했다.
“취업비자 신청해주겠다” 약속했지만
두 노동자가 일을 계속하게 된 배경에는 회사 측의 취업비자 약속이 있었다.

회사 관리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취업비자를 마련해주겠다고 반복적으로 약속하면서 관련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또 비자 신청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INZ 조사 결과 회사는 실제로 해당 비자 신청을 제출하거나 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회사 측은 노동자들에게 합법적인 취업 자격이 없는 상태에서도 계속 일을 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이민 신분이 사실상 회사의 통제 수단으로 이용됐다는 것이 INZ의 설명이다.
“이민 신분을 이용해 통제”
Immigration New Zealand 조사 책임자인 Jason Perry는 이번 사건에서 노동자들의 이민 신분이 이들을 통제하고 침묵시키는 데 이용됐다고 밝혔다.
한 노동자는 INZ 직원들이 현장 점검을 위해 방문했을 당시 숨어 있으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당국에 사실을 말하지 말라는 압박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노동자는 회사 경영진의 압박과 함께 같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가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기 어려웠다고 진술했다.
결국 두 노동자는 INZ의 개입 이후 회사를 떠났다.
두 사람 모두 계속된 착취와 신변에 대한 불안 때문에 더 이상 해당 업체에서 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10만 달러 벌금과 7만 달러 배상
Autopride Cars는 이들 두 노동자를 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두 건의 이주노동자 착취 혐의로 지난 5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Hutt Valley District Court는 회사에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피해 노동자들에게 7만654.06달러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INZ는 이와 별도로 회사의 고용주 인증을 취소했다.
고용주 인증은 AEWV 제도를 통해 해외 인력을 채용하려는 뉴질랜드 고용주에게 필요한 제도다.
따라서 인증을 잃은 Autopride Cars는 더 이상 해당 제도를 이용해 이주노동자를 채용할 수 없다.

“이주노동자 착취는 범죄”
Perry는 이번 사건이 이주노동자 착취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민 신분에 대한 노동자의 불안과 취업비자에 대한 의존성을 이용해 노동자를 통제하고 침묵시키는 방식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주노동자를 착취하는 행위는 정상적인 사업 활동이 아니라 형사 범죄에 해당하며, 책임이 있는 고용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고용주 인증은 고용주에게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가 아니라 책임을 전제로 부여되는 자격이라며, 제도를 악용하는 고용주에게는 상당한 제재가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문비자로 일하는 이주민들도 주의해야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에서 체류자격과 실제 취업 가능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보여준다.
특히 고용주가 “취업비자를 신청해주겠다”거나 “비자 신청이 진행 중이니 먼저 일을 시작해도 된다”고 말하더라도, 실제로 합법적인 취업 자격이 부여됐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 고용주가 여권이나 이민 관련 서류를 과도하게 통제하거나, 임금을 현금으로만 지급하면서 정식 급여명세서나 고용계약서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최저임금보다 현저히 낮은 임금을 지급하거나, 장시간 근무를 강요하면서도 정당한 임금과 휴식 등을 보장하지 않는 경우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
이주노동자 착취 의심되면 신고 가능
INZ는 이주노동자가 안전하지 않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근무하도록 강요받거나, 정당한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고용주로부터 협박이나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의심되는 경우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주 신분 때문에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기 어려운 경우라도 주변 사람들이 상황을 인지하고 관계 당국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서 두 노동자는 회사 측의 약속만 믿고 일을 시작했다가 합법적인 취업 자격 없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이어갔고, 결국 이민 당국의 개입을 통해 현장을 벗어날 수 있었다.
당국은 앞으로도 고용주 인증 제도를 이용해 해외 인력을 채용하면서 이주노동자의 취약한 신분을 악용하는 사업주에 대해서는 벌금뿐 아니라 인증 취소 등 강력한 행정·형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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