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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값 사상 최고치… 누가 돈을 벌고 있나

2시간 전
3분 분량
The price of fuel has hit a record high since the US-Iran conflict started.
The price of fuel has hit a record high since the US-Iran conflict started.

  • 국제유가 상승에 원유 생산업체·정유사 막대한 이익… 정부도 GST 세수 증가 효과


뉴질랜드의 주유소 연료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제 석유기업과 정유업체, 각국의 국영 석유회사, 뉴질랜드 정부 등이 가격 상승의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동차 연료비 부담에 시달리고 있지만,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는 원유 생산과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료 가격 비교 앱 개스피(Gaspy)에 따르면 보도 당시 뉴질랜드의 일반 휘발유 91 옥탄가 평균 가격은 리터당 3.60달러, 디젤 가격은 약 3.23달러를 기록했다.



연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가계와 운송업계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실제 이익을 얻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NZ의 시사 프로그램 ‘모닝 리포트(Morning Report)’에 출연한 에너지 전문가이자 과거 마스든포인트 정유공장 관리자로 일했던 데이비드 키트(David Keat)는 원유 생산업체와 정유업체가 이번 가격 급등의 주요 수혜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원유 생산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횡재성 이익(windfall profit)을 얻고 있으며, 정유업체들 역시 정제 마진이 크게 확대되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생산업체는 원유를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 정유업체는 원유를 휘발유와 디젤 등으로 가공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정제 마진이 확대될 경우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실제 수익 규모는 원유 조달 비용과 운영비, 제품별 수급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


글로벌 석유기업, 분기 수익 900억 달러 넘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수익 집중 현상도 주목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8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주요 석유기업 8곳이 3개월 동안 900억 달러가 넘는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환율 기준 약 1,598억 뉴질랜드달러에 해당한다.



그러나 키트는 가장 많은 이익을 얻는 주체가 반드시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한 모빌(Mobil), BP, 셸(Shell) 같은 민간 석유기업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직접 생산하는 원유는 세계 전체 생산량의 약 12%에 불과하다.


국제 석유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 상당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산유국의 국영 석유회사이거나 정부의 영향력이 강한 기업들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석유기업을 비롯해 나이지리아와 가이아나 등 여러 산유국의 국영 기업도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는다.



이들 기업은 원유 생산량과 국제 판매 가격에 따라 상당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산유국 기업은 국제유가가 급등할 때 판매 수익과 생산비 사이의 차이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뉴질랜드 정부도 GST 세수 증가

연료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도 늘어난다. 키트는 뉴질랜드 정부 역시 가격 상승의 수혜자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에 15%의 상품서비스세(GST)가 부과된다. 과세 대상인 연료 판매가격이 상승하면 세금으로 징수되는 금액도 증가한다.



예를 들어 GST가 포함된 최종 판매가격이 리터당 3.00달러에서 3.60달러로 오르면, 최종 가격에 포함된 GST는 리터당 약 39센트에서 약 47센트로 증가한다. 이는 다른 조건이 같다는 가정 아래 계산한 수치다.


다만 정부의 세수 증가가 곧바로 순이익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 재정에는 연료 가격 상승에 따른 다른 경제적 영향도 작용할 수 있으며, 소비자와 기업의 지출 부담이 커지는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러시아산 디젤 공급 확대, 가격 안정 효과는 제한적

국제 연료시장에서는 공급 확대를 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산 디젤을 공급받는 방안을 추진했으며, 러시아는 우선 30만 톤의 디젤을 공급하고 이후 추가 물량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인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키트는 이 물량이 세계 디젤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30만 톤은 세계 하루 디젤 수요의 약 2%에 해당하는 수준이며, 이후 거론된 300만 톤도 약 하루 수요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러시아가 기존에 보유한 재고를 방출하는 것이라면 세계 시장에 새로운 생산 물량이 추가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재고 방출은 일시적으로 공급을 늘릴 수 있지만, 장기간 지속되는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중동 분쟁 장기화 땐 유가 불확실성 지속

향후 유가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키트는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이며, 어느 쪽도 추가적인 석유 기반시설 파괴를 확대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주요 석유 생산시설이나 수송 기반시설이 추가로 파괴될 경우 시장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 차질이 심화하면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반면 중동 이외 지역의 원유 생산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완충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 각국이 공급망을 조정하고 생산량을 늘리면 장기적으로 수급 균형이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분쟁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원유 생산과 수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 따라서 단기간에 연료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유공장 없는 뉴질랜드, 국제시장 영향에 취약

뉴질랜드는 국내 정유공장이 가동되던 시기와 달리 현재 수입 연료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노스랜드의 마스든포인트 정유공장은 2022년 정유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수입 연료를 처리하는 터미널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뉴질랜드의 연료 공급과 가격은 국제 석유제품 가격, 환율, 운송비, 국내 유통 비용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국제시장에서 휘발유와 디젤 가격이 오르면 국내 판매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키트는 장기적인 대응책으로 전기차 보급과 전력 생산의 탈탄소화를 제시했다. 석유 기반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기차와 비화석연료 기반 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면 국제 석유시장 충격에 대한 취약성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료 가격 급등은 국제 분쟁이 뉴질랜드 소비자의 생활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국제 공급과 정제 마진, 환율 등이 가격을 좌우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입 석유 의존도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가 뉴질랜드의 에너지 안보와 가계 부담을 결정하는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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