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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쇼어 환자 태운 구급차가 북쪽으로 향했다

노스쇼어 병상 포화에 황가레이까지 환자 이송


 

  • 북부 오클랜드 의료체계에 빨간불

 

오클랜드 북부에서 응급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평소와 달리 북쪽으로 향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노스쇼어 병원의 응급의료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환자가 약 160km 떨어진 황가레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기 때문이다.

 

RNZ에 따르면 이 같은 구급차 우회 이송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 화요일 밤에도 발생했다. 문제는 환자를 받아야 할 황가레이 병원 역시 올겨울 기록적인 환자 증가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Health New Zealand 운영 책임자 브래드 힐리는 실제 황가레이로 우회된 구급차는 “아주 적은 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이 의료 수요를 조절하고 환자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때때로 사용되는 일반적인 대응이라고 밝혔다.


 

또 환자의 위치에 따라서는 노스쇼어보다 황가레이 병원이 실제 이동시간 측면에서 더 가까운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장의 체감은 심각하다.

 

오클랜드 최북단 지역인 웰스퍼드에서 진료하는 Coast to Coast Healthcare Group의 GP 팀 말로이는 지난주 St John Ambulance로부터 노던 로드니 지역에서 응급실(ED)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황가레이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받았다. 그가 37년 동안 GP로 일하면서 이런 내용의 안내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말로이는 올해 겨울이 자신이 경험한 가장 바쁜 겨울이라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긴급진료 클리닉에서는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까지 최대 5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었고, 의료진 부족을 메우기 위해 쉬는 날인 직원까지 출근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단순히 환자가 많아진 것만이 아니다.

 

말로이에 따르면 올해는 호흡기 감염 환자가 크게 늘었으며, 증상이 이전보다 오래 지속되는 데다 감염 이후 또 다른 2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독감 역시 지역사회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응급환자를 기다리는 동안 진료실에서 의료진이 느끼는 부담도 상당하다고 호소했다.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가 구급차를 기다리는 상황에서 동시에 수많은 환자가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면, 의료진 입장에서도 극심한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가레이도 여유롭지 않다

이번 상황에서 특히 우려되는 대목은 한 병원의 부담을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스쇼어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황가레이 병원 역시 올겨울 높은 환자 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구급차 우회 이송은 응급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한 단기적인 안전장치가 될 수 있지만, 북부 지역 전체에서 응급의료 수요가 동시에 치솟을 경우 의료진과 병상, 응급실 공간 모두에 연쇄적인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뉴질랜드 보건당국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 증가가 의료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보건당국은 독감 예방접종을 지역사회의 감염과 중증질환을 줄이는 핵심적인 예방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독감은 단순한 감기와 달리 입원과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구급차가 어디로 가느냐보다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가 중요”

말로이는 환자들에게는 구급차가 북쪽으로 향하느냐 남쪽으로 향하느냐가 부차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픈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례는 오클랜드 북부에서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빠르게 한계에 도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


 

특히 겨울철 독감과 각종 호흡기 감염이 동시에 유행하면 GP와 긴급진료센터, 구급차, 응급실, 입원병동이 하나의 연결된 시스템처럼 움직여야 한다. 어느 한 단계가 포화되면 대기시간이 늘어나고, 결국 다른 지역 병원으로 환자를 분산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뉴질랜드 보건부 역시 예방접종이 겨울철 중증질환과 입원을 줄이고 의료체계의 부담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백신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말로이가 강조한 해법은 예방이었다.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독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대대적인 예방접종 캠페인을 벌이고, 독감 백신의 무료 접종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뉴질랜드에서는 독감 예방접종이 특정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무료 제공되고 있다. Health New Zealand는 고령자와 장기질환자, 임신부 등 독감으로 심각하게 아플 위험이 높은 사람들의 예방접종을 중요한 보호수단으로 제시하고 있다.

 

예방접종률을 높이는 것은 단순히 개인이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감염 자체를 줄이고 중증 환자와 입원환자를 감소시키면 GP 진료실부터 응급실, 구급차, 병동까지 이어지는 의료체계 전체의 부담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노스쇼어와 황가레이의 사례는 결국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응급실이 포화된 뒤 환자를 어디로 보낼 것인가가 아니라, 애초에 의료체계가 포화되지 않도록 무엇을 할 것인가.

 

올겨울 북부 오클랜드에서 벌어진 구급차 우회 이송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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