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쇼어 병원 응급실 환자들, 오염된 침대에서 대기
- WeeklyKorea
- 34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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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전쟁터 야전병원 같았다"

오클랜드 노스쇼어 병원 응급실이 기록적인 환자 수로 극심한 과밀 상태에 빠지면서 일부 환자들이 배설물이나 소변 등으로 오염된 침대에서 갈아입을 공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사들은 응급실이 한때 정원의 300% 수준까지 차오르는 등 사실상 자체적인 ‘비상사태’에 놓였다며 Health NZ의 겨울철 수요 대응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노스쇼어 병원 응급실 간호사 120명은 최근 Health NZ 최고경영자 데일 브램리에게 공동 서한을 보내 응급실의 심각한 인력 부족과 과밀 문제를 호소했다.
간호사들은 올해 겨울철 환자 증가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었음에도 Health NZ가 제대로 대비하지 않았으며, 사전에 약속했던 인력 충원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너무 붐벼 대기실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노스쇼어 병원 응급실 책임간호사인 진 클라시는 RNZ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응급실 상황이 너무 심각해 마치 통제되지 않는 상태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면서 일부 사람들은 대기실에도 들어가지 못했고, 복도와 밝은 공용 공간에 침대가 놓이면서 사생활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도 잦았다는 것이다.

특히 실금 증상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간호사들이 환자를 옮기거나 침대를 정리할 공간을 확보할 때까지 젖거나 오염된 침대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고 간호사들은 주장했다.
클라시는 현재의 상황을 두고 “절대적인 악몽”이라며 “마치 전쟁터에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간호사들이 Health NZ에 보낸 서한에는 응급실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담겼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환자들이 초기 분류(triage)를 받기까지 최대 90분을 기다리는 사례 발생
즉각적인 검사가 필요한 심전도 검사가 수 시간씩 지연
병실을 배정받기 위해 응급실에서 50시간 이상 대기하는 환자 발생
일부 환자들이 필요한 약을 제때 투여받지 못하는 상황
과밀한 복도에서 오염된 침대에 누워 기다리는 환자 발생
응급실이 한때 정원의 300% 수준까지 운영
간호사들은 이러한 상황이 환자와 의료진 모두를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80~90대 노인들이 복도에 줄지어 있었다”
RNZ와 인터뷰한 간호사들은 응급실에서 환자들의 존엄성과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간호사 샤론 프랭클린-스미스는 근무 중 아래를 내려다보면 80대와 90대 환자들이 복도에 줄지어 누워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이 가장 취약하고 힘든 순간을 보내는 장소가 복도가 되는 현실에 대해 그는 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35년 동안 간호사로 일해 온 진 무어 역시 지금과 같은 상황은 자신의 경력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간호사들은 자신이 맡은 환자를 돌보는 동시에 복도에서 대기하는 환자들의 상태까지 살펴야 하고, 각종 검사와 치료 일정도 조율해야 한다. 쉴 틈 없이 뛰어다니며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간호사들은 퇴근 후에도 “혹시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누군가 사망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털어놨다.

“25명 채용 약속했지만 실제 충원은 9명”
간호사들은 특히 인력 충원 문제를 핵심 원인으로 지적했다.
Health NZ가 노스쇼어 병원 응급실에 간호사 25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지만 실제로 충원된 인력은 9명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간호사들은 채용이 지나치게 느리게 진행되면서 이미 부족한 인력으로 겨울철 환자 급증을 감당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Health NZ는 그러나 노스쇼어 병원과 와이타케레 병원 응급실이 올해 사상 가장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병원을 합쳐 지난 7월 한 달 동안 응급실을 찾은 환자 수는 약 1만4,000명에 달했다.
Health NZ는 겨울철 대응 계획이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환자를 관리하고, 병원 내 환자 이동을 신속하게 해 공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환자 수요가 예년보다 훨씬 높았다는 설명이다.

서한 받은 다음 날 추가 채용 발표
Health NZ는 간호사들의 공동 서한을 받은 다음 날 노스쇼어 병원과 와이타케레 병원을 위해 간호사 50명 신규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9명은 노스쇼어 병원 응급실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병원 내 수요가 급증하는 부서에 탄력적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중앙 집중형 팀에 간호사 10명과 헬스케어 보조 인력 14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ealth NZ의 브래드 힐리 운영 책임자는 추가 인력을 통해 갑작스러운 환자 증가에 대응하고, 예기치 않은 직원 휴가나 결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응급실 간호사들은 이번에 발표된 9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이미 Health NZ가 25명의 추가 채용에 합의했음에도 실제 충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으며, 현재 환자 규모를 고려하면 오히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증 환자는 반드시 응급실로”
Health NZ 최고경영자 데일 브램리는 중증 환자의 경우 응급실을 방문해야 하며, 도착 후 상태의 심각성에 따라 우선적으로 진료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응급실의 혼잡이 심각하더라도 생명이 위급하거나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자까지 응급실 방문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병원의 인력 부족 문제를 넘어, 겨울철마다 반복되는 응급의료 과밀 현상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환자가 복도에 누워 치료를 기다리고, 오염된 침대에서조차 제때 옮겨지지 못하며, 의료진이 필요한 치료를 모두 제공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근무해야 하는 상황은 뉴질랜드 공공의료 시스템이 직면한 현실을 드러낸다.
Health NZ가 추가 채용을 시작했지만, 현장 간호사들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기록적인 환자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추가 인력이 실제 현장에 언제 배치되고, 응급실 과밀 상태가 얼마나 개선될 수 있을지가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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