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한 끼를"… 성공회 성당의 따뜻한 계획에 엇갈린 반응
- WeeklyKorea
- 6시간 전
- 3분 분량
'하루 500명 식사 제공' 추진… 일부 주민들은 치안 우려 제기

오클랜드 노스쇼어 브라운스베이에 있는 한 성공회 성당이 매일 수백 명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지역 커뮤니티 카페 설립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과 상인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지역사회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문제의 중심에는 오랜 기간 토베이(Torbay)에 자리해 온 St Mary by the Sea 성당이 있다. 성당은 현재 시설 유지 비용 부담으로 부지를 매각하고 브라운스베이(Browns Bay)로 이전해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을 운영할 계획이다.
낮에는 일반 카페로 운영하고, 저녁에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커뮤니티 허브로 전환해 하루 500명 이상에게 저렴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최근 생활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들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북쪽 해안가라고 모두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성당의 주임신부인 디온 블런델(Dion Blundell)은 노스쇼어에도 숨겨진 빈곤층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노스쇼어에는 빈곤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현재 성당이 운영 중인 푸드뱅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가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외면한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이 예상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뉴질랜드 전역에서는 높은 물가와 주거비 상승으로 인해 식량 지원을 필요로 하는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저녁 한 끼 5~6달러… '기부 식사' 시스템도 도입
성당 측 계획에 따르면 저녁 식사는 5~6달러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한 끼 기부(Buy One, Give One)' 개념도 도입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식사 비용을 대신 부담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운 주민들도 무료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식이다.

성당은 특히 다음과 같은 이용자들을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 활동을 마친 자녀들과 함께 귀가하는 가족
맞벌이 가정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개인
고정 지출 부담이 큰 은퇴자들
갑작스러운 생활비 증가를 겪는 주민들

일부 주민들 "범죄 증가 우려"… 반대 목소리도
하지만 모든 주민들이 환영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 커뮤니티 SNS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저렴한 식사 제공이 외부 인구를 유입시켜 지역 치안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브라운스베이를 범죄가 많은 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며 반대 청원 가능성을 언급했고, 또 다른 주민은 "도움이 가장 필요한 지역에 성당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우려는 아직 가정에 근거한 추측일 뿐이며, 실제로 범죄 증가와 연결된다는 객관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상인들, 취지에는 공감… "장소가 문제"
브라운스베이 비즈니스협회(Browns Bay Business Association)는 사업 취지 자체에는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입지 선정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한 상점의 약 75%가 커뮤니티 허브 운영에 우려를 나타냈다.
상인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저렴한 식사가 기존 음식점 매출에 미칠 영향
외부 방문객 증가 가능성
도심 안전 문제
주차 공간 부족 우려
비즈니스협회는 브라운스베이 중심가가 아닌 다른 대체 부지를 제안하며 성당과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가 직면한 '숨겨진 빈곤' 문제
이번 논쟁은 단순히 한 성당의 이전 계획을 둘러싼 갈등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뉴질랜드는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중산층 가정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노스쇼어처럼 상대적으로 부유한 지역에서도 '숨겨진 빈곤(Hidden Poverty)' 현상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곤 문제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생활비 부담 증가가 전국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교민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
이번 사례는 뉴질랜드 사회가 직면한 새로운 현실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노스쇼어가 경제적으로 안정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높아진 주택담보대출 상환액, 식료품 가격 상승, 보험료 인상, 지방세(Rates) 부담 등으로 인해 평범한 가정들도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지역사회 기반의 지원 시스템과 공동체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성당의 계획은 현재 토베이 부지 매각이 완료될 때까지 보류된 상태이며, 이후 최종 추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번 논쟁은 뉴질랜드 사회가 '빈곤 문제를 어디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중요한 질문과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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