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호두 한 줌, 심장과 콜레스테롤에 어떤 변화가?
2년 연구가 보여준 결과

건강한 고령층 708명 추적 결과, LDL 콜레스테롤 평균 4.3mg/dL 감소
심장 건강에는 긍정적 효과…뇌 기능 개선 효과는 제한적
매일 호두를 한 줌씩 꾸준히 먹는 것만으로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심장협회(AHA) 학술지 Circulation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고령층이 약 2년 동안 매일 호두를 섭취한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이 평균 4.3mg/dL 감소했다. 총콜레스테롤은 평균 8.5mg/dL 낮아졌다.
특히 심혈관 질환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작은 크기의 LDL 입자는 6.1% 감소했고, 전체 LDL 입자 수도 4.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호두를 매일 먹는 간단한 식습관이 심혈관 건강 관리에 작지만 의미 있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63~79세 708명, 2년간 추적
이번 연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에서 진행된 ‘호두와 건강한 노화(Walnuts and Healthy Aging)’ 연구의 일부다.
연구에는 63세에서 79세 사이의 성인 708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약 2년 동안 식단에 매일 일정량의 호두를 추가했고, 연구진은 콜레스테롤과 혈중 지질 변화를 추적했다.
그 결과 LDL 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과 관련된 LDL 입자의 수와 크기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 결과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 참가자의 LDL 감소율은 7.9%로 여성의 2.6%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가 왜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호두가 칼로리가 높은 식품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기간 동안 뚜렷한 체중 증가는 관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일 한 줌, 심혈관 건강에 간단한 방법”
연구 공동저자인 바르셀로나 병원 클리닉(Hospital Clínic of Barcelona)의 에밀리오 로스(Emilio Ros) 박사는 매일 호두 한 줌을 먹는 것이 심혈관 건강을 증진하는 간단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두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리놀렌산(ALA)을 비롯해 불포화지방, 폴리페놀 등 심혈관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영양 성분이 들어 있다.

특히 포화지방이 많은 간식 대신 호두를 섭취할 경우 혈중 LDL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여러 연구에서 제기돼 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역시 호두에 대해 제한적이지만 심장 건강 관련 표시를 허용하고 있다.
FDA는 지난 2004년 호두 제품에 대해 일정 조건 아래 심장 건강과 관련된 ‘조건부 건강 표시(qualified health claim)’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허용된 내용은 하루 약 1.5온스(약 42g)의 호두를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낮은 식단의 일부로 섭취할 경우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FDA는 이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가 완전히 확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표현을 함께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뇌 건강에는 효과가 있었을까?
호두가 뇌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연구 결과가 보다 신중했다.
같은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지 기능 검사를 진행한 연구는 2020년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됐다.
2년 동안 매일 호두를 섭취했지만, 전반적으로 건강한 참가자 전체에서 인지 기능이 뚜렷하게 향상됐다는 결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과거 흡연량이 많았거나 연구 시작 당시 인지 기능 검사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던 일부 참가자 그룹에서는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됐다.
연구 책임자인 조안 사바테(Joan Sabaté) 교수는 전체적으로 큰 효과는 아니었지만, 더 장기간 연구가 진행될 경우 특정 고위험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즉, 현재 연구 결과만으로 호두가 기억력 저하나 치매를 치료하거나 예방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장 건강에도 긍정적 변화
호두의 효과는 심장과 혈관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학교(Penn State)가 진행해 2020년 Journal of Nutrition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이 있는 성인 42명을 대상으로 호두 섭취와 장내 미생물 변화를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6주 동안 하루 약 2~3온스의 호두를 식단에 포함했다.
그 결과 장내에서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세균의 증가가 관찰됐다.

특히 Roseburia, Eubacterium eligens, Butyricicoccus, Lachnospiraceae 계열의 장내 미생물이 증가했다.
이 가운데 Lachnospiraceae의 증가는 혈압과 총콜레스테롤, 비(非)HDL 콜레스테롤 감소와 관련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호두가 장내 미생물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하루 얼마나 먹는 것이 좋을까?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일반적으로 하루 1.5~2온스, 약 40~55g 정도, 즉 한 줌 정도의 호두가 연구에서 사용된 섭취량에 해당한다.
호두는 영양가가 높지만 칼로리도 높은 식품이다.

따라서 평소 식단에 추가로 많은 양을 먹기보다는 쿠키나 감자칩, 가공식품 같은 간식 또는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의 일부를 호두로 대체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이다.
연구에서는 호두를 섭취한 참가자들에게서 뚜렷한 체중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이는 다른 음식과의 균형 속에서 섭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작지만 꾸준한 변화가 중요”
전문가들은 호두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콜레스테롤이 높거나 심혈관 질환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호두만으로 약물 치료를 대체해서는 안 되며, 치료 계획을 변경하기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그러나 매일 한 줌 정도의 호두를 건강한 식단의 일부로 꾸준히 섭취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이다.

연구 결과는 호두가 특히 LDL 콜레스테롤 관리와 심혈관 건강에 크지는 않지만 실제적인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국 건강은 특별한 음식 하나보다는 작은 건강 습관을 얼마나 꾸준히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매일 먹는 간식 한 가지를 호두 한 줌으로 바꾸는 것 역시 장기적으로는 심장 건강을 위한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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