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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아 해외로 향한 키위 청년들

“학자금 빚 피하려 떠난 게 아니다”


The National Party has announced it will reduce the compulsory student loan repayment rate if re-elected, while cracking down on overseas-based borrowers.
The National Party has announced it will reduce the compulsory student loan repayment rate if re-elected, while cracking down on overseas-based borrowers.

 

최근 해외로 떠난 많은 뉴질랜드 청년들이 학자금 대출 상환을 피하기 위해 출국한 것이 아니라, 국내 취업난 속에서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향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국민당 정부는 뉴질랜드 국내 거주자의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을 줄이는 대신 해외 거주 채무자에 대한 이자와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청년들의 해외 이주는 학자금 대출 조건보다 뉴질랜드와 해외의 일자리 기회 차이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뉴질랜드 청년층의 고용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상환 부담은 낮추고, 해외 채무자는 제재 강화

국민당은 지난 주말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학자금 대출자(Student Loan)들의 의무 상환율을 내년 4월부터 소득의 12%에서 10%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연간 소득이 2만4,128달러를 넘으면 의무적으로 학자금 대출 상환이 시작된다.

 

반면 해외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대출자에 대해서는 더 높은 이자와 강화된 제재가 적용될 예정이다.

 

니콜라 윌리스(Nicola Willis) 재무장관은 정부의 보조를 받아 고등교육을 마친 뒤 해외로 떠나 기술과 경력을 해외에서 활용하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외 거주자의 학자금 대출 이자율에 1%포인트를 추가해 현재 기준 6.6% 수준으로 올리고, 장기간 상환을 하지 않는 경우 단계별 추가 제재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심각하고 장기간 지속되는 연체자에 대해서는 기존 연체 이자 외에도 더 강력한 조치를 적용한다.

 

해외 거주자가 학자금 대출을 모두 상환하기 전까지 KiwiSaver 자금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고의적이고 장기간 상환을 회피한 경우 체포 관련 규정도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 거주 학자금 대출자는 전체 학생 대출 채무의 93%를 차지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해에 실제 상환 의무를 이행하는 비율은 약 30%에 불과하다.


 

반면 뉴질랜드 국내 거주 대출자의 상환 이행률은 약 95%에 달한다.

 

“청년들은 그냥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간다”

웨스트팩(Westpa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리 에크홀드(Kelly Eckhold)는 현재 뉴질랜드의 청년 고용 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일자리는 찾을 수 있는 곳에서 구해야 한다”며 “현재 청년 실업률이 매우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젊은 노동자들이 기회가 있는 곳을 따라가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기회가 뉴질랜드보다 해외에 있는 경우도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해외 거주자의 높은 연체율을 고려하면 정부가 해외 채무자의 대출 상환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외 거주자에게 적용되는 학자금 대출 이자율을 높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학자금 대출 상환 조건이 해외 이주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크홀드는 “사람들이 뉴질랜드를 떠날지 여부는 학자금 대출보다 뉴질랜드와 해외의 노동시장 상황 차이에 훨씬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해외로 떠나는 키위 줄고, 돌아오는 시민은 증가

한편 최근 통계에서는 뉴질랜드를 떠나는 시민 수가 감소하고, 해외에서 영구 귀국하는 뉴질랜드 시민은 늘어나는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Infometric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래드 올슨(Brad Olsen)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영구적으로 뉴질랜드로 돌아온 시민 수는 6.1% 증가해 2만6,000명을 넘어섰다.

 

반면 해외로 떠난 뉴질랜드 시민 수는 2.7% 감소해 약 3만8,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올슨은 과거 많은 젊은 뉴질랜드인들이 영국의 청년 이동 프로그램(Youth Mobility Scheme)을 이용해 영국으로 건너가 일과 여행을 경험하는 이른바 ‘OE(Overseas Experience)’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국으로 향하는 뉴질랜드 청년들의 관심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인의 영국 입국 허가 비자, 특히 Youth Mobility Scheme 관련 비자 발급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면 지난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슨은 영국 역시 실업률이 상승하면서 노동시장이 어려워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런던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런던의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는 것과, 일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높은 런던 생활비를 부담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호주도 예전만큼 ‘기회의 땅’은 아니다

뉴질랜드 청년들의 주요 이주 목적지였던 호주와의 인구 이동도 안정되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뉴질랜드인이 더 높은 임금과 강한 노동시장, 다양한 생활 기회를 찾아 특히 호주로 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와 뉴질랜드의 경제적 조건 차이가 과거만큼 뚜렷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과 호주의 고용 시장이 모두 둔화되고 있고, 호주의 높은 주택 가격과 높은 금리는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올슨은 “뉴질랜드의 경제적 어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며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순유출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해외 경제 여건도 어려워지면서 뉴질랜드를 떠나는 사람은 줄고 귀국하는 사람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가 항상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최근 이주 흐름이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 정책은 근본적인 해결책 아니다”

그러나 국민당의 학자금 대출 정책이 청년들의 해외 이주를 막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세법 전문 변호사 데이비드 아난스(David Ananth)는 정부가 국내 거주자의 의무 상환율을 12%에서 10%로 낮추는 것만으로는 졸업생들이 뉴질랜드에 남도록 유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에 거주하면서 장기간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해 벌금과 이자가 누적된 사람들의 사례를 자주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담당하는 일부 채무자들의 학자금 대출 잔액은 10만~15만 달러에 이르며, 지금까지 처리한 사례 가운데 가장 큰 채무는 50만 달러를 넘었다고 말했다.

 

아난스는 현재 연간 2만4,128달러인 의무 상환 소득 기준을 3만 달러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 젊은 근로자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뉴질랜드에 남아 일하도록 유도하는 데 좀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핵심은 ‘학자금 빚’보다 ‘일자리’

이번 논쟁은 뉴질랜드 청년들의 해외 이주를 단순히 학자금 대출 상환 문제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해외로 떠난 뒤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가 해외로 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처벌이나 대출 이자율이 아니라 ‘어디에 더 좋은 일자리가 있는가’라는 현실적인 문제라고 강조한다.

 

뉴질랜드의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 이주를 막기 위해서는 학자금 대출 제도 변경뿐 아니라, 졸업생들이 경력을 시작할 수 있는 충분한 일자리와 경쟁력 있는 임금, 안정적인 미래 전망을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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