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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 작은 불빛도 심장에 영향?

11분 전
3분 분량

침실 3럭스 이상 빛에 노출된 사람, 심장근육 두꺼워지고 기능 저하


 

  • 스마트폰 화면·알람시계·창밖 가로등도 영향 가능성…전문가 “밤에는 최대한 어둡게”

 

밤에 잠을 잘 때 침실에 들어오는 아주 작은 양의 빛도 심장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스마트폰 화면이나 디지털 알람시계의 불빛, 창문 밖 가로등 등으로 인해 수면 중 3럭스(lux) 이상의 빛에 노출된 사람은 심장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의 펌프 기능이 떨어지는 등 심장 구조와 기능에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침실은 ‘최대 1럭스’가 이상적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것은 빛의 밝기다.


 

럭스(lux)는 사람이 받는 빛의 밝기를 측정하는 단위다. 연구진에 따르면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침실의 조도를 가능하면 1럭스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3럭스 정도는 달빛이나 닫힌 방문 아래로 새어 들어오는 정도의 빛에 해당한다.

 

즉, 완전히 밝은 방에서 자는 경우뿐 아니라 잠을 잘 때 눈에 직접 들어오는 작은 빛도 장기간 반복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서 3럭스 이상의 빛에 노출된 사람들은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잔 사람들과 비교해 심장의 주요 근육벽이 더 두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근육이 지나치게 두꺼워지면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변할 수 있다.


 

1만1000명 넘는 사람 추적

이번 연구는 영국의 대규모 의생명 데이터베이스인 UK Biobank에 참여한 심혈관 질환이 없는 성인 1만1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일주일 동안 손목에 센서를 착용해 밤 동안 어느 정도의 빛에 노출됐는지를 측정했다.

 

이후 약 3년 뒤 심장 MRI 검사를 통해 심장의 구조와 기능을 확인했다.

 

그 결과 밤에 3럭스 이상의 빛에 노출된 그룹에서는 특히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고 내부 공간이 좁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또한 심장근육이 한 번의 박동 과정에서 유연하게 움직이는 능력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심장 기능 저하의 초기 신호 가운데 하나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심장근육이 두꺼워지는 것이 왜 문제인가

심장근육의 구조가 변화하는 것을 의학적으로 심장 리모델링(cardiac remodelling)​이라고 한다.

 

미국의 심혈관 예방 전문가 앤드루 프리먼 박사는 건강한 심장은 지나치게 두껍거나 뻣뻣해지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장근육이 두꺼워지고 유연성이 떨어지면 혈액을 받아들이고 펌프질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심부전과 같은 심혈관 질환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밤의 빛 때문에 심장질환이 직접 발생한다는 사실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도 빛 노출이 심장 구조 변화와 심혈관 위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며,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빛 때문에 수면시간도 줄어들 수 있어

연구진은 밤의 빛 노출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수면시간 감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분석 결과 심장에 나타난 영향의 약 24~49%는 5~6시간 미만의 짧은 수면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밤에 빛이 들어오면 수면의 질이나 수면시간이 떨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와 혈압, 심박수 등 다른 심혈관 위험요인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즉, 문제는 단순히 ‘빛 자체’뿐 아니라 빛 → 수면 방해 → 생체리듬 변화 → 혈압·심박수 등 변화로 이어지는 복합적인 과정일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과 알람시계도 주의

일상생활에서 침실의 빛을 만드는 원인은 생각보다 많다.

 

대표적으로는 다음과 같다.

 

  • 침대 옆에 화면이 켜진 스마트폰

  • 디지털 알람시계의 LED 불빛

  •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가로등이나 건물 조명

  • 복도나 화장실에서 들어오는 불빛

  • 밤새 켜놓는 TV나 전자기기의 표시등


 

특히 스마트폰은 화면 자체뿐 아니라 밤늦게까지 사용하는 습관 때문에 수면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침실을 어둡게 만드는 간단한 방법

전문가들은 밤의 빛 노출을 줄이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다고 말한다.

 

먼저 창문에는 두꺼운 커튼이나 암막 블라인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문 아래나 창문 가장자리로 빛이 들어온다면 틈을 막는 제품을 활용할 수 있다.

 

복도나 욕실의 불필요한 조명도 잠자리에 들기 전 꺼두는 것이 좋다.


 

그래도 빛이 완전히 차단되지 않는다면 수면 안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침대 옆에서 책을 읽을 때 사용하는 조명은 지나치게 밝은 흰색보다는 따뜻한 흰색이나 호박색, 붉은 계열의 어두운 조명​이 권장된다.

 

밤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야간등이 필요하다면 밝기를 낮추고 바닥 가까이에 설치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오히려 밝은 빛을

흥미로운 점은 전문가들이 밤에는 어둡게, 아침에는 밝게 생활하는 것을 권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 것은 우리 몸의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라서 밤에는 암막 커튼을 사용하더라도 아침에는 커튼을 열어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 것이 좋다.

 

밤의 빛을 줄이는 것과 낮 동안 자연광을 충분히 받는 것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건강한 수면 습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 결과를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이번 연구에는 한계도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빛 노출을 손목 센서로 단 일주일 동안 측정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손목에서 측정한 빛의 양이 실제로 눈에 들어간 빛의 양을 정확하게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빛 노출을 측정한 시점과 심장 MRI 검사를 실시한 시점 사이에도 약 3년의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밤에 빛이 들어오는 것이 직접적으로 심장근육을 변화시켰다고 단정하기에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연구의 의미는 ‘밤에 불빛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심장병에 걸린다’는 것이 아니라, 밤의 빛 노출이 심혈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위험요인일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있다.

 

오늘 밤부터 침실을 한번 점검해보세요

잠자리에 들기 전 침실을 한 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뒤집어 놓거나 침대에서 멀리 두고, 알람시계의 밝은 LED를 가리고, 창밖 가로등이 강하다면 암막 커튼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잠을 잘 때 필요한 최소한의 조명만 남기고 침실을 가능한 한 어둡게 만드는 것이 이번 연구가 주는 가장 간단한 생활 속 조언이다.

 

심장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과 식습관, 혈압 관리만큼이나 좋은 수면 환경을 만드는 것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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