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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맞은 호주 부동산, NZ 중개인들에게 배워야 하나

부동산 매물 “호황기엔 누구나 팔았다”


 

  • 호주 집값 7월 0.7% 하락·분기 기준 1.9%↓

  • 오클랜드 중개인 “경매 낙찰률 92%에서 8%로 추락…침체장은 실력 차이를 드러낸다”

 

호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시장 하락을 경험했던 뉴질랜드 부동산 중개업계의 생존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호주의 주택 가격은 지난 7월 0.7% 하락했고, 최근 분기 기준으로는 1.9% 떨어졌다. 호주 역시 과거 여러 차례 주택시장 하락을 경험했지만, 이번 조정이 이전보다 더 심각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뉴질랜드 부동산 중개인들은 2022년 이후 경험한 시장 급락을 떠올리며, 침체기에는 단순히 시장 회복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영업 방식과 고객 관리, 업무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경매 낙찰률 92%에서 8%로”

오클랜드의 부동산 중개인 디에고 트라글리아(Diego Traglia)는 뉴질랜드 시장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었는지를 자신의 경험으로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2021년 11월까지만 해도 자신이 참여한 부동산 경매의 성공률은 92%에 달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뒤인 2022년에는 약 8% 수준까지 추락했다.

 

오픈홈 역시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한때 한 주택을 보기 위해 두 자릿수의 방문객 그룹이 몰렸지만, 시장이 침체되면서 한두 팀의 방문객만 와도 다행인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트라글리아는 당시 경험을 이렇게 비유했다.

 

2020년과 2021년의 부동산 중개업이 가벼운 배낭을 메고 내리막길을 달리는 것과 같았다면, 불과 1~2년 뒤에는 20kg짜리 배낭을 메고 오르막길을 달리는 것처럼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시 매수자들은 시장 참여를 꺼렸고, 매도자들은 집값이 1년 만에 약 10% 하락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고 말했다.

 

호황기와 침체기의 가장 큰 차이

부동산 시장이 활황일 때는 중개인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쉬워질 수 있다.

 

매수자가 넘치고 가격이 계속 오르면 매물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이 하락하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매수자들은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며 결정을 미루고, 매도자들은 과거 최고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매수자와 매도자의 가격 기대치 차이가 커지고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든다.

 

중개인은 단순히 매물을 소개하는 역할을 넘어,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양측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하는 능력이 필요해진다.

 

“침체장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트라글리아는 시장이 어려워졌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더욱 철저한 자기관리와 시스템 구축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교육과 훈련을 하고, 멘토들과 다시 연결하며, 일주일 동안 고객에게 연락하는 시간을 별도로 정해두는 방식으로 영업 활동을 강화했다.

 

또 매수자와 매도자를 관리하는 일상 업무를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과 절차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려운 시장이 오히려 자신에게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활황기에는 많은 중개인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시장이 어려워지면 결국 꾸준한 영업 습관과 고객 관리 능력, 시장 분석 능력을 갖춘 중개인과 그렇지 않은 중개인의 차이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트라글리아는 “물이 빠지면 누가 수영복을 입지 않고 수영하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는 표현으로 침체장의 현실을 설명했다.


 

호주에서도 ‘무조건 싸게 사려는 제안’ 갈등

호주에서는 시장 침체 분위기가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의 가격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호주 부동산 중개인들은 최근 침체 상황에서 매수자들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한다.

 

한 호주 중개인은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매수자가 시장 침체를 이유로 매도 희망가격 범위의 최저가보다 10만 달러 이상 낮은 가격을 제시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매수자는 시장이 나쁘기 때문에 자신이 협상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결국 해당 주택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다른 구매자에게 팔렸다.


 

흥미로운 점은 처음 낮은 가격을 제시했던 매수자가 나중에 더 높은 가격을 제안했지만, 매도자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며 거래를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는 침체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전략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좋은 중개인은 어떤 시장에서도 판다”

부동산 중개업체 Found의 브룩 깁슨(Brooke Gibson) 역시 어려운 시장에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력 있는 중개인은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매물을 확보하고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간 부동산 시장이 상승하면서 누구나 비교적 쉽게 중개업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지만, 시장이 하락하면 전문성과 경험, 영업 능력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역사적인 가격 상승을 경험한 뒤 금리 인상과 경제 둔화의 영향을 받으며 급격한 조정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거래량 감소는 부동산 중개인들에게 집값 하락 자체보다 더 직접적인 타격이 됐다.

 

집값이 어느 정도 유지되더라도 실제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중개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중개인들의 수입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침체장은 ‘생존 경쟁’이자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

하지만 모든 중개인에게 침체장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장이 어려워지면 영업 활동이 줄어들거나 업계를 떠나는 중개인이 늘어나면서, 오히려 꾸준히 활동하는 중개인은 시장 점유율을 높일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라글리아 역시 어려운 시장에서 자신의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이 좋을 때보다 나쁠 때 더욱 중요한 것은 꾸준한 고객 관리와 신뢰 구축이라는 것이다.

 

특히 주택 거래가 줄어든 상황에서는 단기적인 계약 성사에만 집중하기보다 장기간 고객과 관계를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뉴질랜드의 경험, 호주에 주는 교훈

호주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뉴질랜드가 지난 몇 년 동안 경험한 급격한 시장 변화는 하나의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뉴질랜드 중개업계가 경험한 가장 큰 교훈은 단순하다.

 

활황기에는 시장이 중개인을 도와주지만, 침체기에는 중개인의 실력이 시장에서 살아남게 한다는 것이다.

 

시장 침체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에게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동시에 부동산 전문가들에게는 자신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증명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호주 시장의 조정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사례처럼 거래가 급감하고 가격 기대치가 크게 엇갈리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결국 침체장을 버텨내는 중개인은 화려한 광고보다 꾸준한 영업, 정확한 시장 분석, 고객과의 신뢰,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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